06. 녹슬지 않는 기술 영어 만들기

6편: 녹슬지 않는 기술 영어 만들기

3개월의 마법, 그 후의 현실

5편까지 따라오셨다면 이제 공식문서를 읽을 수 있게 되셨을 겁니다. 축하드립니다! 그런데…

언어는 근육과 같습니다. 안 쓰면 금방 퇴화해요.

그럼 앞으로도 영어를 꾸역꾸역 계속 해야 하나요?

1편에서 말했듯이 사람들은 종종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만듭니다. 꾸역꾸역 하면 당연히 하기 싫죠.

강제력을 띄는 학습은 길게 가지 못합니다. 즐길 수 있어야 오래할수 있어요. 제가 5편에서 좋아하는 텍스트를 읽어라고 했죠?

예를 들면 이런 것들을 해보세요:

“아, 재밌는 걸 듣고, 읽으면 되는구나!”

뭐 평소에 기술 관련 글은 죽어도 읽기 싫다면, 좋아요. 안 읽어도 돼요. 대신 당신이 좋아하는 텍스트를 찾으세요! 애니메이션이든, 소설이든, 영화든… 사실 하나쯤은 있을거에요.

개발자를 위한 영어 유지 전략

재미로 시작하기

Before (의무감):
"오늘도 영어 공부해야지... Medium 기술 아티클 읽어야지..."
→ 3일 만에 포기

After (재미):
"와 이 사람 PostgreSQL로 Doom 돌렸대 ㅋㅋㅋ"
"Rust vs Go 또 싸우네, 댓글 구경 가야지"
→ 자연스럽게 매일 읽게 됨

내가 실제로 하는 루틴

아침에 일어나서 디스코드 웹훅으로 온 해커뉴스 확인

Hacker News 훑어보기
- 제목만 봐도 재밌는 거 클릭
- "Show HN: I built..." 포스트 구경
- 댓글에서 진짜 인사이트 얻기

점심 먹으면서

GitHub Trending 구경
- Star 폭발한 프로젝트 README 읽기
- "왜 갑자기 뜨지?" 궁금증 해결
- Issue 탭에서 사람들 반응 보기

자기 전 (15분)

Reddit 개발 서브레딧
- r/programminghumor (개발자 밈)
- r/cscareerquestions (연봉 자랑 & 고민)
- r/webdev (최신 트렌드 논쟁)

이게 공부인가요? 아니에요. 그냥 재밌어서 보는 거예요. 근데 이게 쌓이면 영어 실력이 됩니다.

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 만들기

수동적이지만 필수인 것들

// 이전: 한글 주석
// 사용자 정보를 가져오는 함수

// 이후: 영어 주석 (commit 메시지도)
// Fetch user information from database
// Returns null if user doesn't exist

VSCode 설정도 영어로:

능동적이지만 부담 없는 것들

GitHub에서 놀기:

Level 1: Star 누르고 Watch하기
Level 2: Issue에 "Thanks! This helped me" 댓글
Level 3: README 오타 수정 PR
Level 4: 버그 리포트 작성
Level 5: 기능 제안하기

실패해도 되는 이유

원어민들도 문법 틀립니다. 여러분들은 한국어 문법을 존중하나요? 띄어쓰기를 철저하게 지켜 글을 작성하나요? 그러지 않죠. 당신의 목적은 영어 시험을 보는게 아니라 소통이니, 좀 틀려도 대개 의미가 통합니다. 누가 문법 틀렸다고 하면 이렇게 말하세요. "난 너희랑 소통하려고 영어 배우는건데 문법까지 배우라고 하냐? 너희가 한국어 배워와!"

결론: 개발자들은 문법 신경 안 씀. 코드가 맞으면 됨.

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마인드셋

❌ 하지 말아야 할 생각

✅ 가져야 할 생각

진짜 마지막 조언

동료가 물어봤습니다: “영어 어떻게 유지해요?”

“유지한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… 그냥 재밌는 거 보다 보니까?”

이게 정답입니다. 유지하려고 하지 마세요. 즐기세요.

프로그래밍도 그렇잖아요. “코딩 실력 유지해야지”라고 생각하면서 코딩하나요? 아니죠. 만들고 싶은 게 있어서, 궁금한 게 있어서,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코딩하죠.

영어도 똑같습니다.

오늘 당장 시작하기

  1. Hacker News 북마크하기
  2. Reddit 계정 만들기 (lurker로 시작해도 OK)
  3. GitHub Trending 페이지 열어보기
  4. 재밌어 보이는 거 하나 클릭

이게 끝입니다.

“영어 유지”가 아니라 “개발 문화 즐기기”라고 생각하세요.

어차피 우리가 좋아하는 개발 이야기는 다 영어로 먼저 나오니까요.


P.S.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Hacker News에 “My startup failed after 2 years, here’s what I learned” 같은 글이 올라왔을 겁니다. 안 궁금하세요? 저는 벌써 읽고 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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